어디선가 폭죽이 터지고 있다. 팡팡. 몇 번의 자괴가 있었다. 완벽성에 대한 것과 나의 무의미성에 대한 것. 깊은 자괴는 아니었으나 그것은 오늘 나의 기분을 망치기에는 충분한 것이었다. 전남자친구와는 요즘 들어 섹스에 대한 얘길 자주 한다. 우리는 섹스가 하고 싶은 걸까. 남자친구의 역할을 그가 대신하고 있는 모습을 보며 묘한 감정이 일기도 했다. 내가 다시 이 남자를 사랑할 수도 있을까, 어쩌면? 하지만 나는 그런 일이란 절대로,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걸 알고 있다. 사랑의 계보학이란 이런 것이다. 부모와 가족에 대한 근원적 사랑으로부터, 청춘 시절 몇 번의 불 같거나 다 식어버린, 혹은 스킨십으로 뒤덮여버린 사랑에서, 이제는 내가 속한 가정이 아닌 전혀 모르던 타인과 함께 꾸리는 가정에 대한 사랑으로까지. 그 앨 생각하자면 가장 후자였던 것 같다. 엄마보다도 더 편한 사람. 우리는 언제까지 편해질 수 있을까요? 언제까지 편해지기만 하나요? 비 젖은 도로와 그 위를 가쁘게 달리는 차의 마찰음은 언제나 경쾌하다.

 

천문학을 할 것이다. 나의 장래희망은 간헐적으로 바뀌지만. '그 나이 땐 뭐든 해도 되잖아요'라는 같잖은 위로 덕에, 나에겐 아무런 죄책감도 없다. 다만 우리 집에 돈이 좀 더 많이 들어오길 항상 바랄 뿐이다. 그리고 내 방이 조금만 더 따뜻했더라면, 프랑스의 일반적 조명이 백열등이 아닌 형광등이었다면. 공부하기 더할 나위 없이 좋았을 텐데. 수면제의 위력은 이러하다. 수면제는 수면을 하기 위함이 아닌 것이라고, 나는 단언한다. 수면제는 사람을 어지럽게만 만들기 위함이다. 신체적 어지러움으로 정신적 어지러움을 조금이나마 경감시켜주려는. 정신적 어지러움이 경감되니까 결국 근심없이 잠을 잘 잘 수 있는 것이다. 아, 생리는 언제 하나?

 

이 블로그를 어떤 식으로 운용할지만 2주 생각한 것 같다. 결론 ; 네이버 블로그는 공인용. 티스토리 블로그는 개인용. 여긴 내가 하고 싶은 말을 막 쓸 것이다. 내가 하고 싶은 말만. 하기 싫은 말은 입 밖에도 안 낼 거야. 하고 싶은 말은 입 밖에만 내자. 인터넷 아니면, 우리가 언제 이딴 식으로 살 수 있을까요? 인터넷 개발자와 수많은 연구원들께 감사를 표합니다. 하지만 내가 하고 싶은 건 그딴 인간의 일이 아닌 우주의 일입니다. 하지만, 내가 할 수 있을까요? 가장 큰 비참함은 그런 데에서 온다, 내가 할 수 있을 거라고 자만하던 것이, 나를 배신했을 때.

 

네가 보고 싶다. 오늘은 비가 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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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감각의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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